해외 매체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약 80% 폭등했지만, 앞으로 1년간의 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한 주가수익비율은 6.4배까지 떨어졌습니다. 이것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보다도 낮은 수치입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기업이 실제로 거둔 이익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늘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세계적인 대형 기술 기업들이 인공지능 관련 시설 구축에 대대적으로 투자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크게 뛰었던 게 주요 배경입니다. 코스피에 상장된 기업들의 이익 예측치는 17개월 연속 높아졌는데, 이는 9년 만에 가장 긴 상승 흐름입니다.
현재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은 대만 주요 지수의 약 3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한 자산운용사의 아시아 담당 책임자는 “이들 기업의 비중이 낮다면 인공지능 관련 성장세를 포트폴리오에 담을 좋은 기회”라며 “실적이 튼튼하고 앞으로도 강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낮은 주가수익비율이 많은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반영한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그동안 한국 증시는 기업의 지분 구조 문제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두 기업이 중심이 되는 경기 순환형 실적 구조 때문에 “한국 할증” 이라 불릴 정도로 꾸준히 저평가되어 왔다는 설명입니다.
해외 한 증권사의 수석 분석가는 “한국 시장은 메모리 반도체의 강한 호황이 계속된다는 분명한 증거가 필요하다”며 “그냥 가격이 싼 것만으로는 살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분기에도 대형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인공지능 투자를 크게 늘리겠지만 비용 줄이기 이야기를 동시에 꺼낼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메모리 시장에겐 나쁜 소식이다. 높은 가격이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뜻일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짚었습니다.
그럼에도 올해 코스피의 향후 1년 주당순이익 전망치는 약 170% 증가했고,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큰 연간 상승폭입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도 앞으로 1년 정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수요가 느려지면 과거처럼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상장은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과의 기업가치 차이를 좁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중국 창신메모리의 경쟁력 강화는 위험 요소로 꼽힙니다.
이처럼 평소와 다른 메모리 시장의 강한 흐름을 고려하면 주가수익비율보다 다른 기준이 더 유용하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예를 들어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은 올해 처음으로 2배를 넘었습니다. 순자산을 바탕으로 계산하는 이 지표는 숫자 변동이 적고 경기 등락 속에서도 자산 가치로 실제 체력을 잘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또 다른 투자회사의 책임자는 “주가수익비율을 이익 증가율로 나눈 값을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더 이상 매우 싼 기업이 아니다”라며 “주가는 앞으로 6개월 정도는 지금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여기서 더 크게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