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단맞는 것도 이제 익숙해졌고 오히려 즐겁습니다”
최근 롯데의 주전 마스크로 자리잡은 손성빈(24세)은 요즘 팀에서 김태형 감독에게 가장 자주 지적받는 선수로 꼽힌다. 놀랄 일은 아니다. 선수 시절 최고의 수비형 포수였던 김 감독의 기준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손성빈의 태도다. 강한 카리스마 앞에서 주눅들기는커녕 “혼나는 게 재미있다”며 여유를 보인다. 심지어 목욕탕에서 감독과 마주쳐도 피하지 않는다.
동료들과 사우나에 가면 먼저 와 있던 김 감독이 농담 섞인 한마디를 던진다. “너희끼리만 몰려다니지 말고, 실력 좋은 선수들이랑 어울려라”. 그럴 때마다 손성빈은 기분이 좋다고 한다.
그는 “그런 말 속에 배울 점이 많아서 일부러라도 더 마주치려 노력한다”며 “감독님이 한 마디라도 더 해주시면 그만큼 배움이 많다”고 전했다.
손성빈은 요즘 경기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출전 기회가 크게 늘었고, 공격과 수비에서 맡은 역할도 커졌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를 아직 ‘주전 포수’라 부르지 않는다.
“저곳이 내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진짜 주전이 되기 위해 매일 소중하게 생각하고 긴장을 늦추지 않으려 합니다.”
지난 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홈경기에서 손성빈은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수비에서는 선발 투수의 7이닝 1실점 호투를 이끌었고, 타석에서는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롯데는 10대 2 대승을 거두며 중위권 도약 가능성을 높였다.
손성빈은 이날 3안타를 치고도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오늘은 운 좋게 안타가 나왔습니다. 야구가 정말 어렵네요”라고 말했다. 이어 “항상 좋은 결과를 내고 싶지만, 생각을 정리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손성빈에게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타석에서의 마음가짐이다. 예전에는 백업 포수로서 한 경기, 한 타석에 모든 것을 걸어야 했다. 다음 날 출전 여부가 불확실했기에 조급함이 컸다.
지금은 꾸준히 출전하며 접근 방식이 변했다. “이제는 안타를 쳐야겠다는 생각보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먼저 파악하려 합니다. 오늘 못 치면 내일 치면 된다는 여유도 생겼습니다.”
김태형 감독과의 관계도 눈여겨볼 만하다. 김 감독은 포수 출신답게 손성빈에게 기술과 경기 운영을 강하게 지도한다. 손성빈은 “타석에서는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말씀하시고, 포수로 앉아 있을 때는 상황 판단이나 투수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해주십니다”라고 했다.
김 감독의 직설적인 화법에 대해서도 손성빈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야단도 많이 치시고 직설적이지만, 모두 제가 잘되라고 하시는 말씀이라 속상한 적은 없습니다. 감독님이 조금 덜 혼내실 수 있게 마음에 드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포수진 내부의 소통도 강조했다. 손성빈은 동료 포수들과 경기 흐름, 투수 상태, 타자 반응을 공유한다고 밝혔다. “제가 먼저 나가는 경우가 많아서 뒤에 나가는 포수에게 현재 투수의 공 상태나 타자들의 반응을 전달합니다. 서로 좋은 영향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손성빈에게 전반기는 생존과 성장의 시간이다. 그는 많은 출전 기회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 “매일 예상치 못한 일이 많고, 제 생각대로 플레이가 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야구는 예측할 수 없고, 그게 또 재미있습니다.”
야구 실력만큼이나 정신력도 강해지고 있다. 지적을 피하지 않고, 책임을 외면하지 않는다. 손성빈은 그렇게 포수 마스크 안에서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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