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순환거래 불씨···반도칩 일시멈춤에 소외종목 들썩이나





코스피가 최고점에서 12% 가까이 빠지면서 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흐름과 실제 시장 내부를 들여다보면,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지수 자체는 반도체 대형주들이 숨을 고르면서 흔들리고 있지만, 그동안 상승 흐름에서 관심을 덜 받던 업종들로 눈길이 옮겨붙으며 자금이 돌아가며 거래되는 흐름이 조심스럽게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움직임을 반도체 쏠림이 풀리면서 장세가 전반적으로 퍼져나가는 것인지, 대형 주도주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다른 종목들이 단기적으로 반등하는 것인지를 두고 증권가들의 시각은 여전히 갈리고 있습니다.

6일 엠피닥터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7.01포인트(0.46%) 내린 8051.33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중에는 7800선 초반까지 밀리며 투자자들의 불안한 심리가 드러났지만, 장 마감 직전 낙폭을 줄여 간신히 8000선을 지켜냈습니다.

그럼에도 지난달 22일 기록한 종가 기준 최고점 9114.55와 비교하면 아직 11.67%가 빠진 상태입니다. 같은 기간 동안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각각 10.17%, 15.23%씩 밀리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습니다.

지수 변화만 보면 투자 심리가 급격히 식어버린 것처럼 느껴지지만, 업종별 흐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반도체와 같은 일부 대형주에 집중됐던 상승 기운이 풀어지는 동안, 그동안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았던 업종들의 반등이 늘고 있는 흐름이 나타납니다.

바로 직전 주에도 코스피가 4% 가까이 빠졌지만, 코스피 21개 업종 가운데 무려 16개 업종이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기존 주도주들이 쉬어가는 틈에 그동안 소외됐던 업종들이 빈자리를 채운 형태입니다.

하락 종목 위주의 흐름도 점차 누그러지고 있습니다. 최근 20거래일간 상승 종목과 하락 종목의 비율을 보여주는 코스피 20일 등락비율(ADR)은 6월 초 46% 안팎까지 추락했다가 6일에는 90.68%까지 다시 올라왔습니다. 100%에 근접했다는 것은 그만큼 하락 종목이 많았던 흐름이 한풀 꺾였다는 의미입니다. 아직 상승 종목이 더 우세한 상황은 아니지만, 한쪽으로 쏠렸던 분위기가 눈에 띄게 완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이런 변화를 순환매가 시작되는 초기 신호로 해석합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대형주에 자금이 한쪽으로 과도하게 몰려있던 탓에, 대형주의 조정이 시장 전반의 과열을 식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시각입니다.

SK증권 조준기 연구원은 “소수 대형종목으로 쏠려있던 자금이 꽤 빠져나간 모습”이라며 “기존 주도주들이 쉬는 국면이 이어진다면 그동안 소외받던 종목들에게 기회가 돌아올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확산 흐름이 지속적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순환매가 진짜로 자리 잡으려면 낙폭이 깊었던 업종이 단순히 반등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적 개선이나 자금 유입 같은 뚜렷한 근거가 함께 따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쉬는 동안 이 두 종목을 제외한 코스피 시가총액이 눈에 띄게 늘지 않았다면, 최근 업종 확산은 시장 체력이 회복된 것이라기보다 단기 반등에 그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iM증권 김준영 연구원은 최근의 업종 확산 현상에 대해 착시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크게 빠지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업종이 부각된 것일 뿐, 대형 주도주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시장 전반으로 골고루 퍼져나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뺀 코스피 시가총액은 사실상 제자리에 머물렀다”면서 “두 종목의 낙폭이 유독 컸던 데서 빚어진 착시에 가깝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순환매가 계속 이어질지 여부는 다가오는 실적 시즌을 거치며 가려질 전망입니다. 반도체 대형주의 조정이 단순히 잠시 숨 돌리는 수준에 그친다면 자금은 다시 대형주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고, 반대로 대형주에 대한 의구심이 더 커진다면 소외 업종으로의 확산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삼성전자 잠정 실적과 SK하이닉스의 미국 나스daq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그리고 미국 빅테크 실적 발표가 모두 향후 장세의 방향을 가르는 분기점으로 꼽힙니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실적을 저울에 달면서도 저평가된 소외 종목과 기존 대형주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자동차, 비철금속과 목재, 증권, IT하드웨어, 운송, 소매와 유통, 통신 같은 업종을 단기 순환매에 대응할 종목군으로 제시했습니다.

이어 “코스피가 8000선 부근에 머무를 때에는 반도체, 이차전지, 전력기기, 방산 같은 기존 대형주도 모아두는 전략이 통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댓글 남기기